요즘 검색 트렌드 기사 하나를 보고 꽤 놀랐다.
철옹성처럼 보이던 국내 검색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네이버와 유튜브 중심이던 구조가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AI 검색 에이전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AI 검색이 포털을 위협한다는 신호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를 보면 변화가 꽤 선명하다.
국내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를 검색 목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챗GPT의 최근 3개월 내 이용률은 지난해 3월 39.6%에서 12월 54.5%로 과반을 넘겼고, 제미나이도 같은 기간 9.5%에서 28.9%로 크게 뛰었다.
반면 네이버는 85.3%에서 81.6%로, 유튜브는 78.5%에서 72.3%로 하락했고 구글 역시 소폭 내려갔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해시태그 검색, 나무위키, 다음, 틱톡 같은 정보 탐색 채널들도 전반적으로 이용률이 줄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주 이용 검색 서비스 순위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네이버는 여전히 1위지만 비중은 줄었고, 챗GPT는 4%에서 7.2%로 올라 4위에 진입했고 제미나이도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상승한 서비스가 챗GPT와 제미나이뿐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요즘 나만 해도 궁금한 게 생기면 포털 검색보다 챗GPT부터 켜는 경우가 훨씬 많다. 체감상 열 번 중 아홉 번은 AI에게 묻는 느낌인데, 오히려 데이터를 보니 아직도 포털 점유율이 꽤 높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사람들이 검색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용자 행동 변화다.
예전에는 원하는 답이 안 나오면 포털에서 다른 키워드를 다시 입력했다면, 이제는 질문을 바꿔서 AI에게 다시 묻거나 다른 AI 모델을 교차 활용하는 패턴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키워드 중심 검색에서 대화형 질문과 요약 중심 탐색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흐름은 자연스럽다고 느껴진다. 여러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조합하는 대신, AI가 한 번에 정리해 주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 계획, 투자 정보, 제품 비교 같은 건 이미 AI 쪽이 훨씬 빠르고 직관적인 느낌이다.
네이버·카카오의 대응 전략은 커머스
이런 변화 속에서 국내 플랫폼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포털 기업들이 집중하는 건 ‘커머스 결합형 AI 에이전트’다. 검색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구매와 결제까지 이어지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외국 AI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에 제공 중인 ‘AI 브리핑’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올해 2분기에는 포털 내 ‘AI 탭’을 만들어 쇼핑과 본격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이용자를 묶어 두겠다는 의도가 꽤 분명하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 같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로 대화 맥락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고, ‘챗GPT 포 카카오’는 쇼핑·예약·지도·결제 서비스와 연동을 계속 늘리고 있다. 더현대, 올리브영, 무신사 같은 쇼핑몰과도 연결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커머스 쪽 승부수를 띄운 느낌이다.
그런데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도 단순 검색 포탈 입장보다는 직접적인 소비까지 이뤄지는 방향이 더 좋이 않을까?
포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검색 목적만 놓고 보면 네이버나 구글을 예전만큼 자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고, 나 역시도 단순 정보 탐색은 거의 AI로 해결하는 편이다.
구글이 미리 제미나이에 힘을 실은 것도 이런 흐름을 예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네이버도 검색 화면에 AI 요약을 붙이며 대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포털 중심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한때 전 세계를 장악했던 야후가 사라진 사례를 보면, 플랫폼의 지위가 영원하지 않다는 건 이미 증명된 셈이다.
그래도 네이버는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같은 여러 탈출구를 꽤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한국은행과 AI보키도 출시했기 때문에 마냥 뒤쳐진 걸로 볼 수는 없다.
단순 검색 포털이 아니라 생활 플랫폼으로 변신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볼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마무리 생각
검색 시장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키워드 입력 대신 대화형 질문, 링크 나열 대신 요약 답변이 기본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포털 기업들이 커머스를 앞세워 어떤 반격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용자들의 검색 습관이 얼마나 더 빠르게 바뀔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우리가 지금 쓰는 ‘검색’이라는 단어 자체가 다른 의미로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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