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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가 던진 질문, 피지컬 AI가 요리하는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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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에서 흑백요리사 시즌2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아직 나는 시즌1도 못 봤는데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재밌다고 난리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요리라는 분야에 피지컬 AI, 그러니까 로봇과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하는 상상이다.


일론 머스크는 조만간 의사조차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것도 몇십 년 뒤가 아니라 몇 년 안에 가능하다고 했다. 만약 그렇게 섬세한 외과 수술이 로봇으로 가능해진다면, 불 조절과 재료 손질, 시간 계산이 핵심인 요리는 어떨까.

어쩌면 요리는 의료 못지않게 자동화되기 쉬운 영역일지도 모른다.

요리는 사실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과학이다. 음식에는 추억이 담겨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그 감성적인 부분은 잠시 내려놓고 기술적으로만 생각해 보자.

음식은 기본적으로 수많은 화학 성분의 조합이고, 그 조합이 향과 맛과 식감을 만들어낸다. 단맛과 짠맛을 내는 분자,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 씹는 순간 느껴지는 조직감, 여기에 플레이팅 같은 시각 효과까지 더해지면 인간의 오감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결과물이 된다.

이 모든 요소를 가장 정확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존재는 누구일까. 감각이 예민한 인간일까, 아니면 초정밀 센서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피지컬 AI일까.

로봇이 요리를 한다면 재료 계량은 항상 0.1g 단위까지 맞출 수 있고, 불 조절 타이밍도 초 단위로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조리 온도와 수분 증발량까지 계산해 매번 같은 맛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오늘은 조금 짜네’ 같은 편차가 거의 사라질지도 모른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상해 보면, 식당뿐 아니라 집집마다 가정용 요리 로봇이 하나씩 있는 시대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배달 음식 문화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대신 가장 중요해지는 것은 재료보다도 레시피 데이터일 가능성이 크다.

흑백요리사 같은 요리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음식이 있다면, 이제는 방송이 끝난 뒤 레시피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조리법이 데이터 파일처럼 거래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특정 셰프의 레시피를 다운로드하거나 구독 형태로 구매하고, 집에 있는 피지컬 AI에게 그 데이터를 전송해 그대로 요리를 시키는 것이다.

레시피에는 재료 종류와 손질 방법, 불 세기, 조리 시간, 온도 변화 곡선까지 전부 포함될 수 있다.
더 흥미로운 건 그 다음 단계다.

만약 레시피에 들어 있는 재료가 집에 없다면 로봇이 자동으로 대체 가능한 재료를 추천하거나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이 너무 높은 요리라면 당뇨 환자용으로 성분을 조정해 주고, 나트륨이 많은 음식은 염분을 줄인 버전을 자동으로 생성해 줄 수도 있다.

결국 레시피는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라 건강 정보와 취향 데이터까지 포함한 종합 설계도가 된다.

식당의 모습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인 로봇 식당이 있는데, 이곳의 핵심은 메뉴판이 아니라 손님이 가지고 있는 개인 레시피 데이터라고 생각해 보자.

내가 한국에서 저장해 둔 ‘우리 집 김치찌개’ 레시피가 있고, 미국 여행 중에 그 식당에 들어간다. 주방에는 로봇과 여러 재료만 준비되어 있고 나는 그 로봇에게 내 레시피 파일을 전송한다. 그러면 로봇은 그곳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 가장 비슷한 맛의 김치찌개를 만들어낸다.

만약 그 데이터가 어머니의 손맛을 기록한 레시피라면 더 특별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음식은 더 이상 장소에 묶이지 않는다.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것은 셰프가 아니라 레시피 데이터가 된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서 현지 음식을 먹는 동시에, 집에서 먹던 익숙한 맛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시대를 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미래가 오더라도 요리의 감성적인 가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 불 앞에서 요리하는 즐거움, 사람의 손길이 주는 위안, 추억이 얽힌 맛은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상적인 식사와 영양 관리, 대량 조리 같은 영역에서는 피지컬 AI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리와 인공지능이 만나는 미래는 단순히 편리해지는 수준을 넘어, 음식 산업 전체의 구조를 바꿀 수도 있다.

셰프는 조리자가 아니라 레시피를 설계하는 창작자가 되고, 식당은 주방이 아니라 데이터 플랫폼이 될지도 모른다.

흑백요리사 같은 프로그램도 언젠가는 인간 셰프와 로봇 셰프가 레시피 대결을 벌이는 모습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꽤 흥미롭다. 매일 먹는 음식이 가장 먼저 기술 혁신의 중심이 된다면, 우리의 생활 방식도 그만큼 빠르게 달라질 테니까 말이다. 피지컬 AI가 주방에 들어오는 날이 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인간이 만든 한 접시와 로봇이 완벽하게 복제한 한 접시 중 무엇을 고를지, 그 답은 생각보다 빨리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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